애플 리사 | 1983
Apple Lisa
애플의 전략은 매우 간단하다. 스티브 잡스는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은 고성능의 컴퓨터를 공책만한 크기로 만드는 것이다. 20분만 배우면 누구나 쓸 수 있는 그런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기술력으로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애플은 세 가지 방법을 고려했다. 첫 번째 방법은 그냥 포기하는 것, 두 번째는 경쟁사들이 하는 것처럼 쓰레기 같은 컴퓨터를 공책만한 크기로 만드는 것, 세 번째는 의도한 단계를 밟아가며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현재 기술력으로는 브레드박스 크기의 컴퓨터를 1만 달러에 만들 수 있다. 그게 바로 우리가 만들고 있는 '리사(Lisa)'이다. 그 다음에는 신발 박스 크기의 컴퓨터를 2500달러에 만들고, 마지막 단계로 공책만한 크기의 컴퓨터를 1000달러 이하로 팔겠다"고 말했다.
1983년 1월 19일, 애플은 리사라는 컴퓨터를 발매했다. 리사는 애플이 개발한 최초의 GUI(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 운영 체제를 탑재한 컴퓨터였다. 리사의 이름은 처음에는 'Local Integrated Software Architecture'의 약자라고 주장되었지만, 사실은 스티브 잡스의 딸, 리사 브레넌-잡스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스티브 잡스는 전기에서 이 사실을 직접 밝혔으며, 당시 리사 브레넌-잡스는 스티브 잡스의 딸로 인정받지 않았던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사의 이름은 스티브 잡스의 딸을 의미하게 되었다.
리사 프로젝트는 1978년부터 시작되었으며, 1979년 스티브 잡스가 제록스 PARC 연구소를 방문하여 알토 컴퓨터를 보고 GUI 운영 체제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한 뒤 애플 내에서도 이를 구현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이후 애플은 제록스와 협정하여 GUI 기술의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리사는 1983년 1월 19일에 시제품이 발표되었고, 이는 당시의 혁신적인 기술을 집대성한 결과였다.
리사는 흑백 모니터에 고해상도 GUI 운영 체제를 탑재하고, 메모리 보호, 협동형 멀티태스킹, 스크린 세이버, 반사 방지 스크린, 확장 가능한 RAM, 확장 슬롯 등 최신 기술을 갖추고 있었다. 또한, 리사의 키보드에는 내장된 도움말 판이 있었고, 화면을 켜면 프로그램 아이콘이 나오며,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가 제공되었다. 리사 운영 체제는 초기에는 'Lisa OS(Office System)'라고 불렸지만, 업데이트 후에는 'Lisa 7/7'로 이름이 바뀌었다.
하지만 리사는 상업적으로 실패했다. CPU는 모토로라 68000 5MHz로 너무 느렸고, 대용량 하드디스크를 탑재한 결과 성능이 더욱 떨어졌다. 또한 크기가 커서 휴대성이 떨어졌고, 디자인이 비대칭적이어서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도 가격이 너무 비쌌다. 1983년에 발매된 리사의 가격은 9995달러였으며, 이는 당시 대형 차인 쉐보레 카프리스보다도 비쌌고, 인기 있던 코모도어 64의 16대 가격에 달했다.
결국 리사는 1년 뒤에 출시된 매킨토시 128K에 의해 시장에서 밀려났다. 매킨토시는 가격이 1/4에 불과했으며, 더 작고, 휴대성이 좋고, 속도도 빠른 컴퓨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ASA는 리사를 사용하여 프로젝트 관리 툴을 활용했다고 한다.
1984년 1월, 애플은 리사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리사 2를 발표했다. 리사 2는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지만, 이미 시장은 매킨토시로 돌아섰고 리사 2는 실패했다. 리사 2는 Macintosh XL로 이름이 변경되었고, 결국 1985년 4월에 단종되었다. 그 후, 리사 2와 매킨토시 XL은 애플의 공식 해킨토시인 MacWorks XL을 통해 매킨토시 소프트웨어를 실행할 수 있었다.
리사는 상업적으로 실패했지만, 애플의 혁신적인 정신은 여전히 살아있었고, 이후 매킨토시와 같은 성공적인 제품이 나오게 되었다. 리사는 또한 그 당시 애플의 많은 기술과 디자인 아이디어들이 나중에 애플의 다른 제품들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 컴퓨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