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 2007

iPhone


 iPhone 1세대는 2007년 1월 9일(한국 시각 1월 10일) <MacWorld 2007>에서 처음 공개되었고, 같은 해 6월 29일(한국 시각 6월 30일)에는 출시되었다. 출시 초반에는 Apple의 기행 정도로 여겨졌으나, 곧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며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열풍을 일으켰다. 아난드텍의 리뷰는 iPhone을 마치 ‘스타트렉에서 튀어나온 듯한 기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출시 전부터 iPhone에 대한 루머는 2002년부터 존재했다. 유명한 Mac 관련 사이트인 MacRumors에서 Apple이 호주에 'iPhone'이라는 상표를 등록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당시에는 이 상표가 휴대폰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네트워크 시스템을 지칭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Apple이 비밀리에 휴대폰을 개발 중이라는 사실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5년부터였다. 당시 포브스는 “Apple이 모토로라와 손잡고 휴대폰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을 전하며, “Wi-Fi가 내장되어 데이터를 다운받을 수 있는 차세대 전화기를 Apple이 개발 중”이라는 보도도 이어졌다. 당시 iPod의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던 상황에서, 스티브 잡스는 iPhone이라는 새로운 휴대전화를 비밀 무기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는 기술력과 노하우 차이로 후발주자가 쉽게 따라올 수 없다는 믿음이 있었고, 팜의 CEO인 에드 콜리건은 “Apple? 컴퓨터나 만들 줄 아는 애들이 휴대폰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해?”라며 비웃기도 했다.

출시 전 키노트에서 공개된 iPhone의 콘셉트는 iPod, 전화기, 인터넷 커뮤니케이터를 하나로 합친 기기였다. 외형상 다른 스마트폰들과 크게 다를 바 없었지만, Apple은 몇 가지 차별화된 요소를 선보였다. 특히 수년간의 연구와 개발을 통해 완성된 정전식 Multi-Touch 유저 인터페이스와 모바일 최적화된 OS, 뛰어난 성능을 갖춘 하드웨어, 그리고 Apple의 장점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조화에 집중했다. 후에 App Store를 추가함으로써 개발자들은 불법 복제 없이 개발과 판매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소비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양질의 소프트웨어를 손쉽게 설치할 수 있게 되었다. App Store의 개념은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통신사들의 영향력이 강하고 기기 성능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Apple은 이러한 기능을 직접 관리하며, 하드웨어의 한계 내에서 소프트웨어적으로 다양한 기능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점에서 iPhone은 기존의 스마트폰을 넘어서는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Apple이 자신 있게 ‘전화기를 재발명했다’고 선언한 것은 결코 빈말이 아니었다.



특히 키노트에서 iPhone의 유저 인터페이스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Apple은 타사 스마트폰들의 물리적 키보드를 혹평하며, iPhone은 물리적 버튼들을 없애고 화면 크기를 키운 점을 강조했다. 또한, Multi-Touch 인터페이스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기존 스마트폰은 비쌌고, 직장인 등 특정층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여겨졌으나, Apple은 잘 통제된 환경 속에서 사용자 경험 디자인을 극대화하여 iPhone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친근한 기기로 만들었다. 여기에 App Store의 도입으로 개발자들이 자신만의 앱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게 되며, 이는 iPhone의 성공에 큰 기여를 했다.

iPhone은 발매 후 몇 년 동안 ‘올해 최고의 스마트폰’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하며, 수많은 iPhone 킬러나 라이벌들이 실패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2년 이후로는 급성장한 Android 진영에 점유율이 밀리기도 했으나, 여전히 2023년 현재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서 iPhone의 경쟁자는 거의 없다. iPhone이 남긴 영향력은 실로 대단하며, 이제 스마트폰하면 iPhone 또는 그와 유사한 형태의 제품이 떠오를 정도로 큰 족적을 남겼다.

iPhone 등장 전에는 BlackBerry 제품들이 스마트폰의 대명사로 여겨졌으며, 당시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에 BlackBerry를 계속 사용했다. 하지만 iPhone은 출시 2년 만에 스마트폰의 기준 자체를 바꾸어 놓았고, BlackBerry는 이 유행에 뒤처져 사실상 시장에서 사라졌다.

iPhone 개발의 비화에 대해 스티브 잡스는 회상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직원이 자랑한 스타일러스 기반의 태블릿 PC에 대해 분노하며, "내가 만들 태블릿은 스타일러스가 없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를 바탕으로 Apple은 손가락으로 스크린을 터치해 입력할 수 있는 방식의 기기 개발을 시작했다. 본격적인 개발은 2004년 말부터 시작되었으며, iPhone의 콘셉트는 사실 iPad 개발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당시 Apple은 iPod과 iTunes를 대체할 가능성이 큰 신기술로 스마트폰을 주목했고, 기존 iPad 프로젝트를 연기하고 그 크기를 손에 쥘 수 있을 정도로 작게 만들어 통화 기능과 음악 재생 기능, 그리고 멀티터치 제스처를 탑재한 폰을 개발하기로 했다.

iPhone의 영향력은 스마트폰 시장뿐만 아니라, 모바일 비즈니스 시장에도 큰 변화를 일으켰다. 기존의 PC, 콘솔 등과는 달리, iPhone은 단기간에 전 세계 수억 명에게 보급되었고, App Store 덕분에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에게도 큰 기회를 안겨주었다. 인앱 결제와 모바일 광고 등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 모바일 생태계는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우버, 에어비앤비, 인스타그램 등과 같은 거대 기업들이 탄생했다. 이 시점에서 실리콘밸리의 트렌드는 전자 및 반도체 분야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었고, 새로운 벤처 투자의 흐름이 생겼다.

iPhone은 또한, 통신사들의 영향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휴대폰이었다. 기존의 휴대폰들은 대부분 이동통신사의 요구에 따라 외부 기능이나 관련 앱이 수정되었으나, iPhone은 이를 피해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앱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이런 점에서 iPhone은 모바일 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은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아이폰은 한국의 스마트폰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 전까지 한국의 휴대폰은 카메라 성능과 배터리 차이 외에는 큰 차별점이 없었고, 통신사에 의해 기능이 제한된 경우가 많았다. iPhone의 등장으로 통신사 규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소비자들은 더 자유롭고 열린 시장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비록 iPhone이 한국 최초의 스마트폰은 아니었고, 데이터 요금제에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통신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사용 환경을 제공한 iPhone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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